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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소소한 하루

지나야 알게 되는 것들

심호랑이 2023. 11. 1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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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를 많이 닮았다. 누가봐도 아빠딸이다 할 정도로 외모, 분위기가 비슷하다. 아빠의 은퇴와 나의 재택근무로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추가로 알게 된 것은, 성격과 기질도 정말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가끔 소름이 돋는다. 유전자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 
 
나의 고양이 같이 성격도 아빠에게서 온 것이었다. 우리는 집에 함께 있어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 보이지 않는 선을 서로 넘지 않고 배려한다는 게 느껴진다. 취향도 비슷하다. 커피를 좋아해, 커피를 사들고 산책을 종종하는데, 생각보다 대화도 잘 통하는 편이다.  
 
아침식사를 한 후 아빠와 한강 산책을 갔다. 본인의 산책로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예쁜 산책로였다. 출국 전까지 종종 나와야겠다. 사진을 찍자고 하니 별말없이 옆에 선다.
 
아빠와 단둘이, 평화로운 아침 산책이라니. 어릴 때는 무섭기만하던 아빠였다. 아빠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많았다. 아빠처럼 살지 않을 거란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던 아빠의 삶만큼을 나도 살았기 때문일까? 생계의 압박, 힘든 사회생활... 팍팍하게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이겠다... 생각이 든다.

지나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가을볕이 따뜻하다.
아늑한 한강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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