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껀저섬까지 스쿠터 라이딩 (feat.남편의 여가활동)

남편, 남편의 지인들과 껀저섬 스쿠터 나들이에 나섰다. 껀저섬은 호치민에서 차로 약 1시간 반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국 여행객들에게는 원숭이섬으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섬, 악어농장, 맹그로브숲 등을 하루 코스로 다녀오는 투어 상품이 많다.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해변도 있어 라이딩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 껀저 원숭이섬 정보 더보기

 
우리는 너무 더운 낮시간을 피하기 위해 일요일 새벽 6시 반에 출발했다. 30여분을 달려 Nha Be로 가 페리를 타고 섬으로 들어갔다. 페리 대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껀저섬 가는 길의 Binh Khanh 페리 선착장

페리 탑승을 기다리는 중

 
+ 정보 클릭 Binh Khanh Ferry Pier

Google Maps

 
 
섬에 도착해 해변까지 가는 길은 차가 많지 않다. 양 옆으로 맹그로브숲과 들이 펼쳐져 있어 경치와 함께 여유롭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열심히 달려 해변에 도착했지만, 아쉽게도 정비 사업이 진행 중인지 펜스가 쳐있어 들어갈 수는 없었다. 원래는 해변에도 들어갈 수 있고, 그 근처 카페에서 바다를 보며 음료나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정비 사업이 끝나면 제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메인 도로 옆으로 나 있는 사잇길들에는 통행하는 차량이 거의 없어 잠시 멈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인스타 갬성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진부하게 점프샷을 찍었다. ㅋㅋㅋㅋㅋㅋ
 

도로에서는 점프샷이 국룰

 
호치민으로 복귀하기 전, 해변 입구에 있는 카페 Cần Giờ Coffee에서 잠시 쉬었다. 오토바이 주차가 용이하고 내부와 외부 모두 테이블이 잘 갖춰져 있다. 요청하면 뜨거운 물도 따로 제공해 줘 가져간 컵라면도 먹을 수 있다. 
 

나들이엔 역시 컵라면!

 
+ 정보 클릭 Cần Giờ Coffee

Cần Giờ Coffee · 802 Duyên Hải, Long Hoà, Cần Giờ, Thành phố Hồ Chí Minh, 베트남

 
 
남편은 스쿠터&오토바이 동호회를 하고 있다. 월 1회 라이딩 정모를 하는데, 1~2시간 짧은 거리를 타고 오기도 하고 가끔은 먼 곳까지 다녀오기도 한다. 목적지에 도착해 여행이나 관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딩 자체가 목적인 여가활동이다. 함께 가는 사람들과 '세나'라는 통신장비를 이용해 이야기도 하고 음악도 들으면서 다녀온다고 한다.
 
이 여가활동을 앞으로도 쭉~하고 싶고, 내년에는 나와 함께 스쿠터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남편의 계획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나의 첫 장거리 라이딩에 대한 소감은 중요했다. 집에 돌아와 조심스럽게 묻는 남편에게 솔직히 얘기해 줬다.  
 
1) 여자들이 좋아할 여가활동은 아니다. 시내보다 속도를 더 내서 달리다 보니 사고가 나면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전 운전은 물론, 장비를 더 갖춰야겠다.
2) 뒷좌석에 타서 장거리를 가는 게 쉽지 않다. 중간중간 많이 쉬어줘야 하고, 심심하지 않도록 이어폰을 꼭 챙겨야 한다. 
3) 풀페이스 헬멧으로 바꿔야겠다. 속도를 내면 바람에 헬멧이 뒤집어진다.
 4) 그럼에도, 라이딩을 왜 좋아하는지는 알 것 같다.

바람과 흰 천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처럼ㅋㅋㅋ 스쿠터도 헬멧과 기름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러니 남편 긴장하지 말라!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