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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in 호치민
2023.11.03 감사 일기 본문
tvN<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배우 김우빈이 15년동안 매일 감사 일기를 쓴다고 얘기했다. 처음에는 거창한 일들을 주로 썼는데 요즘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 일기를 채운다고 한다. 하늘을 본 것, 세끼 식사를 잘 챙겨 먹은 것 등... 당연하다고 생각해 놓치고 있던 것들을 보게 됐다고.
어느 날 오후였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전날 시장에서 사온 꽃을 정리하고 있는데, 문득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하루지만 이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남편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 오후의 평화로움은 이른 새벽 출근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남편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퇴사와 호치민 이주 후 단조로운 일상에 불안감이 들기도 했다. 매일 똑같은 하루, 뭔가 정체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 그 불안감에 지금 내 일상에 스며있는 잔잔한 행복을 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지금의 작은 행복들을 지나치지 말아야지.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 내일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어야지.
# 회사 다닐 때 늘 거르던 아침식사를 간단히라도 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난밤 K마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헤이즐넛 아이스커피팩을 사왔는데, 한국에서 한동안 빠져 살던 커피와 비슷한 맛이었다. 오!!! 또 사러 가야겠다.
# 가지, 양송이, 토마토, 양배추를 달달 볶다, 시판 토마토소스를 넣어준다. 후라이팬 한쪽에서 달걀스크램블을 하다 모두 섞어주면 토마토소스야채볶음 완성! 바게트빵과 함께 먹으면 한 끼 든든하다. 매우 간단한 레시피만 가능하지만ㅎㅎ 조금씩 요리도 하고 있다.
# 아침에 일어나 청소, 빨래 등 집정리를 하고 난 후 아이스라떼를 한잔 내려 책상에 앉는다. 일기도 쓰고, 가계부 정리도 한다. 블로그 글도 쓰고, 사진 자료 등도 정리하다 보면 오후가 훌쩍이다.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하는 시간은 참 소중하다.
# 퇴근한 남편이 선물이 있다며 가방을 내민다. 가방 안에는 연두색 비닐봉지에 담긴 망고가 한가득이다. 망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다. 망고가 먹고 싶다고 하면 남편은 망고 고르기 달인! 회사 주방 아주머니께 부탁해 망고를 사다 준다. 아주머니가 현지시장에서 사다주는 망고가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달고 맛있다.
# 저녁 식사 후 따뜻한 카푸치노가 먹고 싶어 맥카페에 갔다. 남편과 나는 종종 맥도날드에 커피를 마시러 간다. 어설픈 카페보다 커피맛이 일정하고 맛있다. 카푸치노의 우유폼도 적당히 잘 내준다. 감기와 기관지염이 유행이라더니 남편과 나, 둘 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커피와 당으로 치료!
# 남편옷을 사야 하는데 살을 빼면 사겠다며 미룬다. 일단 한번 보기나 하자고 의류매장에 들어갔는데, 자꾸만 원래 입던 사이즈를 가지고 피팅룸에 들어갔다. 역시나 심하게 맞는다. 결국 한 치수 큰 옷을 반강제로 입혔더니... 편하단다. ㅋㅋㅋㅋㅋ 살이 빠지면 오버사이즈 스타일로 입으면 된다고 설득해 구매했다. (근데... 그리 크지도....)
+ 다음날 건강검진으로 7시 이후는 물을 제외하고는 금식이었다. 슬픔에 차있는 시옷입 ㅋㅋㅋ 귀여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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