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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싸움 : 신혼 때 싸운다 본문
# 너 T야?
아침에 일어나 세탁기를 돌리는데 계속 방치해뒀던 세탁실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큰맘 먹고 락스를 이용해 물청소를 하고 나니 묶은 때가 많이 지워졌다. 2시간이 넘게 뻘뻘 땀 흘린 보람이 있었다.
뿌듯한 맘으로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며칠 전 주문한 청소 기계가 오늘 온다며 배송현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너 T야? 그냥 수고했다고 하면 되지...
남편은 내가 말하기 전까지 수고했다고, 잘했다는 반응을 원했을 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그럴 수도 있구나, 신기하네. 이렇게 사고체계가 다를 수 있구나 하며 서로를 신기해했다.
# 나의 착각
남편 회사 동료들이 결혼식에서의 남편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 저렇게 잘 웃는 사람인줄 몰랐다고. 이 이야기를 들으며 더 놀란 건 사실 나였다.
내가 아는 남편은 다정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사람이다.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사람이다. 너무 놀라워하는 나에게, 그건 나와 친구, 가까운 지인에게 해당되는 모습이란다. ㅎㅎㅎㅎ 본인은 원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도, 대화를 오래 하는 사람도 아니라고 한다. 나와 사귀며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고 일정 부분 훈련되었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귀는 초반에는 내 말을 들어주기만 했던 것 같다. 눈동자가 희미해지는 순간도 꽤 자주 있었다. 힘들었던 거였다. ㅎㅎㅎㅎㅎ
# 생각해보니
아직까지 크게 싸운 일은 없지만, 소소하게 그리고 대부분은 내가 서운함을 토로한다. 왜 그렇게 하냐고, 그렇게 하는 게 싫다고.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그런데 뒤돌아 생각해 보니 남편은 한 번도 나에게 서운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 이렇게 하라고,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 정말 없는 걸까? 궁금하다.
그리고... 내가 많은 걸까? 생각해 본다. 모든 인간과계의 시작은 결국 나이기 때문이다.
# 그건 맞다!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식탁 위에 감기약과 물이 놓여 있다. 큰 알약을 삼키지 못하는 나를 위해 미리 잘라 놓기도 했다. 거실 빈백에 누웠있던 남편의 귀여운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남자 나밖에 없다!"
11년을 만나고 결혼했어도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새롭게 알아가는 것도 많다. 서운할 때도 있고, 또 재밌기도 하다. 이것이 결혼인가?ㅎㅎㅎ
결혼 전 친구들의 한결같은 조언은 연애와 결혼은 너무 다르고, 모르던 남편의 모습을 알아가며 많이 싸우게 될 거라는 것이었다. 신혼 때는 싸우면서 서로 적응해 가는 것이란다.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걱정에 비해 우리는 평온하게 잘 지내고 있다.
"우리 왜 안 싸우지?"라는 나의 쓸데없는 물음에 남편은 말한다. "왜? 싸우고 싶어?"
싸울 때가 되면 싸우겠구나 싶다.
그전에는 사이좋게 지내자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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