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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소소한 하루58

초코파이 같은 너에게 # 냉동실문을 열다 발등이 아작(?) 날 뻔했다. 더 무거운 우리쌀 떡국떡이 떨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안그래도 작은 냉장고의 냉동칸은 친구가 캐리어 가득 넣어온 냉동식품으로 터질 것 같다. # 호치민에서 대부분 한국 식품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친구는 좌절(?)했다. 하지만 같은 종류가 있을지 몰라도, 친구가 가져온 브랜드 제품들은 여기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얼마나 고민하며 하나하나 주문했을지 상상이 간다. + 오모가리 김치찌개. 우리가 대학교 때 자주 갔던 석촌호수역 맛집. 예전에 먹던 그 맛, 그대로더라. # 호치민에서 또 서울에서 만나도 밥값을 자꾸 계산하는 친구는 '나 돈 잘 벌어!'라고 늘 호탕하게 말한다. 나도 안다. 친구가 돈 잘 버는 거.ㅎㅎㅎㅎ 하지만, 그것도 안다. .. 2023. 12. 29.
2023.11.30 밀린 한국 일기 : 이런저런 기록 # "네 입장에서는 서운했겠네...." 지난 8월 본가를 떠나 호치민에 입국하던 당시 가족들, 특히 엄마에게 서운한 일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그날의 기분이 잊히지 않았다. 한국에 가면 한 번쯤 엄마에게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받아들이던, 일단 내 마음에서는 비워내고 싶었다. 걱정과 달리, 엄마는 나의 서운함을 인정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역시, 말하길 잘했다. 나는 뭐든 알아서 잘 하는 딸이라, 우선순위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엄마아빠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는 딸이라 생각된다고. 평소 같으면 엄마가 해준다고 해도 괜찮다고 했겠지만, 이번에는 멸치볶음과 진미채무침을 해달라고 했다. 가끔은 엄마아빠를 필요로 하는 자식이 되는 것도 좋겠다 싶다. # 인생 너머의 또 다른 인생 Il mondo... 2023. 12. 9.
2023.11.30 집에 돌아간다. 독감은 아니었지만, 독감 못지 않게 아팠다. 요즘 감기는 독하고 질기다. 그리고 한국은 너무 춥다. 타이레놀과 판콜, 전기장판 덕분에 귀국 전날 극적으로(?) 살아났다. 급하게 필요한 약과 생필품을 사서 짐을 챙겼다. 남편이 유일하게 부탁한 커피와 파마산 치즈도 샀다. 공항에서 캐리어가 터지진 않겠지.. ;; 집에 돌아간다. 따뜻한 호치민, 따뜻한 우리집에 돌아간다. 2023. 11. 30.
2023.11.20 한국에서 10일 # 초겨울 날씨에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니 가을이 끝났구나 싶었다. 단풍을 즐기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는데, 주말에 들른 공원에서 늦게나마 은행잎밭을 만날 수 있었다. 15등신도 너끈히 만들어버린 오후 4시의 햇살과 함께! # 친구와 저녁을 먹으며 시작한 대화는 끝날 줄 몰랐다. 밤 11시가 넘어 찾아와준 친구까지 합세해 신나게 떠들다 새벽 2시가 되어 기절해 버렸다. 내일 아침 8시에 일어나 모닝커피 마시자! 했지만... 눈떠보니 체크아웃 시간 임박ㅋㅋㅋㅋㅋㅋ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들, 마음은 20대. + 서울올림픽파크텔 숙소후기 [서울 숙소]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feat.가을공원 가을을 즐기기 좋은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픽공원에서 산책, 소마미술관 관람도! 종종 친구들과 숙소를 잡고 만난다. 지방에.. 2023. 11. 21.
필름 사진 : 호치민 가끔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산다. 특히, 여행을 갈 때 챙겨가면 또 다른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휴대폰의 카메라 사양이 너무 좋아 디지털카메라도 필요 없어진 요즘이지만, 필름 카메라의 매력은 다르다. 단 한 컷으로 순간을 기록한다. 언제든 찍을 수 있고 쉽게 삭제해버릴 수 있는 디지털 방식과는 다르다. 정말 남기고 싶은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인화 후 사진을 확인하기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 긴 기다림 후에 마주하는 그때의 기억. 다시 오래 전 그곳으로 나를 데려간다. + 요즘은 인화만 해 디지털파일로 받아볼 수 있다. 필름 사진을 파일로 보는 게 조금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2018년 6월 사진 촬영 2023년 5월 인화 2023. 11. 17.
지나야 알게 되는 것들 나는 아빠를 많이 닮았다. 누가봐도 아빠딸이다 할 정도로 외모, 분위기가 비슷하다. 아빠의 은퇴와 나의 재택근무로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추가로 알게 된 것은, 성격과 기질도 정말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가끔 소름이 돋는다. 유전자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 나의 고양이 같이 성격도 아빠에게서 온 것이었다. 우리는 집에 함께 있어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 보이지 않는 선을 서로 넘지 않고 배려한다는 게 느껴진다. 취향도 비슷하다. 커피를 좋아해, 커피를 사들고 산책을 종종하는데, 생각보다 대화도 잘 통하는 편이다. 아침식사를 한 후 아빠와 한강 산책을 갔다. 본인의 산책로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예쁜 산책로였다. 출국 전까지 종종 나와야겠다. 사진을 찍자고 하니 별말없이 옆에.. 2023. 11. 16.
2023.11.13 한국은 가을, 아니 겨울 # 호치민 떤션넛공항 2층 사이공 카페. 밤비행기를 기다리며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는데... 맥주잔 가득 담겨 온다. 맥주향이 나는 느낌적 느낌ㅋㅋㅋㅋ 집에 있는 두꺼운 옷을 최대한 골라 입었는데, 도둑놈처럼 검다. 가을 나라로 갈 준비 완료! # 새벽 6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본가까지는 리무진을 타고 가기로 했다. 공항철도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이른 아침에는 출근 시간과 겹치게 된다. 큰 캐리어를 들고 5호선을 탔다가 식겁한 경험이 있다. 요즘은 공항 리무진 대부분 노선이 정상 운행을 하는 것 같다. 캐리어를 맡기고 의자에 앉자마자 기절했다. 이제 밤비행기는... 힘들다. # 오랜만에 만난 조카가 자기가 얼마나 컸는지 보란다. 고모 이름을 써주겠다며 '고모'라고 적는다. 내 이름이 고모였구나! 조.. 2023. 11. 14.
남편의 요리교실 : 중국식 달걀탕 나는 요리를 잘하지 못한다. 부모님과 오래 살았는데 집에는 먹을 게 항상 있었다. 직접 요리를 해 먹어야 하는 환경이 아니었다. 언니와 자취를 할 때도 요리는 언니의 담당이었다. 그리고 보통 회사를 다니면, 아침은 거를 때가 많고 점심저녁은 사 먹으니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결혼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요리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러나 제대로 한상차림은 불가이고, 간단한 요리들을 주로 해먹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달걀은 없어선 안될 소중한 재료다.ㅎㅎ 다행히 남편도 나도 달걀 요리를 좋아한다. 저녁 메뉴로 요리프로그램 에 나온 '중국식 달걀탕'을 해보기로 했다. 물론 남편이ㅋㅋㅋㅋ 혼자 있는 나의 식사를 걱정하는 남편은 요리를 할 때마다 이런저런 팁을 알려주는데, 오늘은 .. 2023. 11. 11.
결혼과 싸움 : 신혼 때 싸운다 # 너 T야?아침에 일어나 세탁기를 돌리는데 계속 방치해뒀던 세탁실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큰맘 먹고 락스를 이용해 물청소를 하고 나니 묶은 때가 많이 지워졌다. 2시간이 넘게 뻘뻘 땀 흘린 보람이 있었다. 뿌듯한 맘으로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며칠 전 주문한 청소 기계가 오늘 온다며 배송현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너 T야? 그냥 수고했다고 하면 되지... 남편은 내가 말하기 전까지 수고했다고, 잘했다는 반응을 원했을 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그럴 수도 있구나, 신기하네. 이렇게 사고체계가 다를 수 있구나 하며 서로를 신기해했다. # 나의 착각남편 회사 동료들이 결혼식에서의 남편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 저렇게 잘 웃는 사람인줄 몰랐다고. 이 이야기를 들으며 더 놀란 건..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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